옴디아 시장별 글로벌 AI 글래스 출하량 차트(2023년 하반기~2026년 상반기)
,

옴디아 2026년 상반기 AI 글래스 출하량 420만대, 전년 대비 127% 증가

옴디아 시장별 글로벌 AI 글래스 출하량 차트
시장별 글로벌 AI 글래스 출하량(2023년 하반기~2026년 상반기, 영문 원본) (자료=옴디아)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가 2026년 상반기 글로벌 AI 글래스 출하량을 420만대로 집계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7% 늘어난 수치이며, 보도자료는 이를 사상 최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옴디아는 AI 글래스가 여전히 신흥 카테고리이며, 매우 낮은 기저에서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세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420만대라는 숫자만 보면 큰 시장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같은 차트 안에 이보다 큰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숫자에서 출발해 점유율 81.3%, 2위 업체의 2.4%, 중국의 306%가 각각 어떤 의미인지 차례로 풀어 갑니다.

01. 420만대보다 먼저 볼 숫자는 190만대와 650만대입니다

127% 증가의 비교 대상은 2025년 상반기입니다. 옴디아 차트 표기로 당시 출하량은 190만대였고, 1년 만에 420만대가 됐습니다. 증가율이 이렇게 높게 나온 배경에는 낮은 출발점이 있습니다. 옴디아 역시 “매우 낮은 기저”라는 말로 이 점을 직접 짚었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보도자료 제목의 “사상 최대”는 상반기끼리 견준 결과로 읽어야 합니다. 같은 차트에서 2025년 하반기는 650만대로 표기돼 있습니다. 반기 단위로 이어 보면 이번 420만대는 직전 반기보다 적은 물량입니다. 보도자료는 이 감소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고, 이 글도 원인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전 반기와 붙여 읽기보다 한 해 전 같은 반기와 비교한 숫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반기출하량한 해 전 같은 반기와
2023년 하반기약 40만대–
2024년 상반기약 60만대–
2024년 하반기약 150만대약 3.8배
2025년 상반기약 190만대약 3.2배
2025년 하반기약 650만대약 4.3배
2026년 상반기420만대127% 증가(약 2.3배)

자료=옴디아, 정리=제프스토리. 2026년 상반기 증가율만 옴디아 발표 수치이고, 나머지 배수는 차트 표기값(백만대 소수 첫째 자리)으로 계산한 대략치입니다.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흐름이 드러납니다. 2023년 하반기 약 40만대가 2년 반 만에 420만대, 대략 10배로 불어났습니다. 반면 한 해 전과 견준 배수는 3.8배, 3.2배, 4.3배를 거쳐 이번에 2.3배로 내려왔습니다. 물량은 계속 늘었는데 늘어나는 속도의 배수는 줄었다는 뜻이며, 옴디아가 말한 “성장세 안정화”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02. 한 회사가 81.3%를 가져간 시장

검은색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와 갈색 가죽 충전 케이스
레이밴 메타(Ray-Ban Meta) 스마트 글래스와 충전 케이스 (사진=CCadio, Wikimedia Commons, CC BY 4.0)

옴디아에 따르면 메타(Meta)는 2026년 상반기에 AI 글래스 34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81.3%를 차지했습니다. 시장에 풀린 다섯 대 가운데 네 대 넘게가 한 회사 제품인 셈입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메타는 2023년 10월 12메가픽셀 카메라를 넣은 레이밴 메타를 내놓았고, 그 뒤 오클리 메타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습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옴디아 차트에서 전체 출하량의 53.7%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103% 늘었습니다. 메타의 점유율과 미국의 점유율은 따로 집계된 숫자라 둘 사이의 관계까지 보도자료가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세계 시장이 한 회사와 한 나라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사실은 두 숫자 각각이 말해 줍니다.

옴디아의 치란 주(Qiran Ju)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이번 성장을 메타의 지속적인 시장 모멘텀과 중국 시장에 대거 등장한 신규 진입 업체들이 견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벤더들이 일상적인 안경 프레임 안에서 핸즈프리 사진·영상 촬영, 오픈이어 오디오, AI 어시스턴스에 집중해 구매자에게 가치 제안을 즉각 명확히 전달한 점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카메라, 스피커, 음성 비서. 이 세 가지가 평범한 안경 모양 안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숫자 뒤에 놓인 배경입니다.

03. 2위 업체의 점유율이 2.4%라는 사실

2위는 이븐 리얼리티스(Even Realities)입니다. 옴디아는 이 업체가 북미와 서유럽 전역의 G2 시리즈 수요에 힘입어 10만2000대를 출하했고, 점유율 2.4%로 2025년 하반기 5위에서 2026년 상반기 2위로 올라섰다고 밝혔습니다. 1위 340만대와 2위 10만2000대 사이의 격차는 약 33배에 이릅니다. 순위가 세 계단 뛴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10만대 남짓으로 2위에 오를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도 같은 숫자에서 읽어야 합니다.

이 업체는 1위와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치란 주 애널리스트는 이븐 리얼리티스가 대부분의 AI 글래스와 달리 카메라와 스피커를 모두 없애고, 그 대신 더 슬림한 디자인과 작은 흑백 디스플레이, 실시간 텍스트 변환(자막) 같은 생산성 기능에 집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븐 리얼리티스의 자체 구매 가이드는 카메라 없는 설계가 몰래 촬영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덜어 사회적 수용성을 높인다고 적었습니다. 제조사가 직접 쓴 글이니 주장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카메라 없는 설계가 2위까지 올라섰다는 옴디아의 집계와 방향이 맞습니다.

04. 중국은 306% 늘었는데 상위 세 곳이 46.1%입니다

옴디아 2026년 상반기 글로벌과 중국 AI 글래스 업체별 점유율 차트
2026년 상반기 글로벌(왼쪽)·중국(오른쪽) AI 글래스 업체별 출하량 점유율, 영문 원본 (자료=옴디아)

중국 본토의 2026년 상반기 AI 글래스 출하량은 전년 대비 306% 급증했습니다. 옴디아 차트 기준 물량은 52만대로 전 세계의 12.3%이고, 미국 다음으로 큰 2위 시장입니다. 옴디아는 중국이 주요 공급망 허브이자 새로운 하드웨어 구성의 시험대 역할을 하며, 현지 벤더들이 다양한 디스플레이·카메라·오디오 구성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점유율 구조가 특히 눈에 띕니다. 중국 상위 업체인 알리바바(17.4%), 인모(14.6%), 샤오미(14.0%)를 다 합쳐도 46.1%에 그쳤고, 나머지 53.9%는 그 밖의 업체들 몫이었습니다. 글로벌에서는 한 회사가 81.3%를 가져갔는데, 중국에서는 세 회사를 합쳐도 절반에 못 미칩니다. 옴디아의 제이슨 로우(Jason Low) 리서치 디렉터는 이를 AI 글래스 분야에 획일적인 해법이 없다는 명확한 초기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카테고리가 다양한 폼팩터와 기능 구성으로 계속 갈라지면서 이것이 글로벌 시장을 규정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05. AI 글래스는 무엇이고 스마트 글래스와 어디가 다른가

이븐 리얼리티스의 구매 가이드는 AI 글래스를 인공지능과 컴퓨팅 부품이 통합된 안경으로 정의하고, 정보를 처리하고 인터넷에 연결해 그 결과를 오디오나 시각 디스플레이로 사용자에게 전달한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가이드는 요즘 제품이 복잡한 3D 증강현실보다 텍스트와 단순한 그래픽을 띄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같은 실용적 AI 활용에 초점을 맞춘다고 적었습니다.

옴디아가 이번 자료에서 묶은 범위는 이보다 넓습니다. 카메라와 스피커로 촬영과 음성 응답을 하는 메타 계열 제품도, 카메라 없이 작은 디스플레이를 쓰는 이븐 리얼리티스 제품도 모두 AI 글래스 집계에 들어갔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메타의 안경은 대부분 디스플레이가 없고, 2025년 9월 공개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와 신경 손목밴드를 통합한 이 회사 최초의 AI 글래스입니다. 판매 페이지에서는 같은 종류의 제품을 스마트 글래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름보다 카메라·스피커·디스플레이 가운데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쪽이 정확합니다.

06. 구매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첫째, 카메라가 있는 제품인지 봅니다. 카메라가 있으면 촬영과 시각 인식이 가능해지는 대신 주변 사람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따라붙습니다. 제이슨 로우 디렉터는 카메라를 탑재한 AI 글래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더 엄격한 프라이버시 설정과 명확한 메시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상시 작동 카메라가 정확히 무엇을 촬영하는지 기업이 정의하고, 그 콘텐츠가 어떻게 쓰이는지 사용자에게 보여 주며, 제3자에게 결코 전달되지 않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둘째, 녹화 표시등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봅니다. 포천에 따르면 메타는 2026년 7월, 2세대 레이밴 메타의 녹화 표시등이 손상되거나 변조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하는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기사는 표시등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많고 낮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더 넥스트 웹은 일부 이용자가 표시등 하드웨어를 뚫어 우회했고, 메타가 이를 막으려 업데이트를 내놓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표시등이 달려 있다는 사실과 표시등이 실제로 효과를 낸다는 사실은 별개입니다.

셋째, 도수 렌즈를 쓸 수 있는지 봅니다. 이븐 리얼리티스의 가이드는 프레임이 본인의 도수와 호환되는지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평소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는 기능보다 이 조건이 먼저 구매 여부를 가릅니다.

넷째, 하루 쓰는 배터리를 봅니다. 같은 가이드는 대부분의 모델이 충전 케이스를 활용해 하루치 일반 사용을 지원한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위키백과에 따르면 메타의 초기 모델인 레이밴 스토리즈는 배터리가 3시간이었습니다. 제품마다 차이가 큰 만큼 사용 시간은 제조사 사양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다섯째, 촬영한 내용이 어디로 가는지 봅니다. 앞서 제이슨 로우 디렉터가 요구한 두 가지, 즉 촬영 콘텐츠의 사용 방식 공개와 제3자 전달 금지가 약관과 설정 화면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확인할 차례입니다. 카메라 없는 제품을 고르면 이 걱정은 줄어들지만, 기능도 그만큼 함께 줄어듭니다.

07. 숫자 한 장 요약

항목2026년 상반기비고
글로벌 출하량420만대전년 대비 127% 증가
메타340만대점유율 81.3%
이븐 리얼리티스10만2000대점유율 2.4%, 2위
미국점유율 53.7%전년 대비 103% 증가
중국 본토약 52만대전년 대비 306% 증가
중국 상위 3곳 합계46.1%알리바바·인모·샤오미

자료=옴디아, 정리=제프스토리. 미국 점유율과 중국 출하량은 옴디아 제공 차트 표기 기준입니다.

제프스토리 의견

AI 글래스가 풀려는 불편은 손이 묶인 순간의 정보 처리입니다. 길을 걸으며 눈앞의 간판을 번역하고, 양손에 짐을 든 채 사진을 남기고, 이어폰을 따로 꺼내지 않고 음성 안내를 듣는 일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꺼내야만 가능했습니다. 옴디아 애널리스트가 핸즈프리 촬영, 오픈이어 오디오, AI 어시스턴스를 성장의 이유로 꼽은 것은 바로 이 불편을 겨냥한 설명입니다. 그 기능들이 평범한 안경 모양 안에 들어왔고, 그 결과가 한 해 전보다 두 배 넘는 물량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이번 숫자의 의미입니다. 카메라 없이 자막과 텍스트로 승부한 이븐 리얼리티스가 2위에 오른 사실 역시 사람마다 필요한 해법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다만 이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출하량은 업체가 시장에 내보낸 물량이지, 소비자가 실제로 사서 계속 쓰는 규모가 아닙니다. 보도자료는 글로벌 집계여서 국내 시장 규모, 국내 판매 여부, 제품별 가격은 담고 있지 않습니다. 프라이버시 역시 끝난 문제가 아닙니다. 옴디아 스스로 설정과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고, 녹화 표시등을 둘러싼 논란은 2026년 7월까지 이어졌습니다. 시장이 커진 속도만큼 신뢰도 쌓였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08. 다음 반기에 다시 확인할 숫자 세 개

다음 옴디아 자료가 나오면 세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메타의 81.3%가 유지되는지, 2.4%였던 2위가 카메라 없는 설계로 점유율을 더 늘리는지, 중국 상위 세 곳의 합이 46.1%에서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입니다. 이 세 숫자가 AI 글래스 시장이 한 회사 중심으로 굳어 가는지, 여러 형태로 갈라지는지를 가릅니다.

같은 옴디아 자료가 오픈이어 이어폰 시장을 어떻게 읽었는지는 옴디아가 짚은 오픈형 이어폰 시장 성장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AI 글래스의 오픈이어 오디오와 귀를 열어 두는 이어폰의 성장이 같은 선상에 있으니, 함께 읽어 볼 만합니다.